인물개

한국무속신앙사전
인물개
황해도굿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무속신을 묘사한 개(蓋)의 총칭. 무속신이 하강할 때 해·달·비·바람 등을 가려주는 [가리개](/topic/가리개)를 상징화한 무구로서, 황해도 무속 의례 시에 굿청에 장식된다. 특히, 만구대탁굿 혹은 [만수대탁굿](/topic/만수대탁굿) 등의 큰굿에 장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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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굿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무속신을 묘사한 개(蓋)의 총칭. 무속신이 하강할 때 해·달·비·바람 등을 가려주는 [가리개](/topic/가리개)를 상징화한 무구로서, 황해도 무속 의례 시에 굿청에 장식된다. 특히, 만구대탁굿 혹은 [만수대탁굿](/topic/만수대탁굿) 등의 큰굿에 장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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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아
정의황해도굿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무속신을 묘사한 개(蓋)의 총칭. 무속신이 하강할 때 해·달·비·바람 등을 가려주는 [가리개](/topic/가리개)를 상징화한 무구로서, 황해도 무속 의례 시에 굿청에 장식된다. 특히, 만구대탁굿 혹은 [만수대탁굿](/topic/만수대탁굿) 등의 큰굿에 장식된다.
내용개는 양산[日傘]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불교의 법구(法具)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의장용구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불교의 법구는 천개, 산개, 보개, 화개, 닫집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이것은 대웅전에 불상 위에 [지붕](/topic/지붕) 형태를 갖추는 등으로 변화하였는데, 그 의미는 개와 동일하다. 『고려도경(高麗圖經)』, 『[국조오례의](/topic/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세종실록(世宗實錄)』,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개에 대한 기록이 있다. 『고려도경』에 의하면, 왕실에서 의장구로 사용되었는데, 그 종류로는 곡개(曲蓋), 청개(靑蓋), 홍개(紅蓋), 화개(華蓋) 등이 있다. 무속에서의 개는 일산과 달리 손잡이가 없고 가로 폭이 넓지 않은 기다란 원통형 양산에 가까우며 손잡이는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개는 굿청에 장식해 두는 것만으로도 존재가치를 지니는 장엄구(莊嚴具)의 기능을 한다. 이를 그 외형과 기능에 따라 또 다시 유형을 세분화할 수 있다. 그 종류가 가장 많은 인물개 외에 유형별로 명칭부여가 가능한 것으로 자연물개, 보화개, 액막이개가 있다. 무속신을 인격화하여 묘사한 인물개에는 제석개(祭席蓋), 칠성개(七星蓋), [[장군](/topic/장군)개](/topic/장군개)(將軍蓋), 시왕개[十王蓋], 사천왕개(四天王蓋), 동자(童子)·애기씨개, 선녀개(仙女蓋), 용왕개(龍王蓋) 등이 있다. 제석과 칠성은 [장삼](/topic/장삼)과 [고깔](/topic/고깔)을 착용한 모습으로, 장군은 전투시 무관이 착용하는 장군복을 착용한 모습이다. 시왕개는 [공복](/topic/공복)(公服)에 관모를 착용한 모습이다. 사천왕 또한 장군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동자는 [쾌자](/topic/쾌자)와 [복건](/topic/복건)을, 애기씨는 [치마](/topic/치마)[저고리](/topic/저고리)를 착용한 모습으로 형상화한다. 선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선녀복을 착용하고 손에는 선녀부채를 든 모습으로 가시화된다. 용왕은 [면류관](/topic/면류관)을 쓴 왕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그 발 아래에는 파도문양을 그려 넣는다. 인물개 중에서 시왕개는 [탑돌이](/topic/탑돌이)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살아생전에 이것을 열두 번을 돌면 죽은 후 생전의 죄를 사하고 죽은 후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으로 인해, 만구대탁굿 시 연로한 [단골](/topic/단골)들이 시왕개를 돌기도 한다.

자연물개는 천신과 자연신 중 일부 신을 그 특성에 맞게 구체화한 것이다. 천신으로는 일월신을 해와 달로 묘사한 [일월개](/topic/일월개)(日月蓋)가 해당된다. 자연물로는 개의 둘레에 새를 묘사한 청천개(靑天蓋)가 있다. 이는 성수장군님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보화개(寶貨蓋)의 종류로는 보화개와 돈개가 있다. 보화개는 신을 위한 예단을 [오색천](/topic/오색천)으로 길게 늘어뜨린 것을 말하며, 돈개는 [천도굿](/topic/천도굿)에서 굿청에 걸리는 지전의 모습과 동일하게 형상화 한 것이다. 신에게 바치는 일종의 보물인 셈이다. 돈개[錢蓋]는 황색으로 만든 금개와 은색으로 만든 은개 두 종류가 있다. 이것은 금은보화를 상징하며, 부귀영화를 염원해 준다고 믿어진다. 액막이개로는 [송송개](/topic/송송개)(送送蓋)가 있는데 특정한 그림이나 문양을 넣지 않고 흰색으로만 구성된다. 모든 신령인 성수를 위한 것으로 굿청에 유입된 좋지 못한 액운을 돌려보내는 기능을 한다.

인물개와 자연물개는 신의 성격에 따라 외형이 묘사되었다는 점에서 신격을 구분하는 기능을 한다. 보화개는 부를 기원하는 동시에, 신에게 바치는 예단으로서 기능한다. 액막이개는 액운을 돌려보낸다는 점에서 굿청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개는 무속의 신관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속의 신은 천신, 자연신, 인격신, 잡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속에서는 천신과 자연신 중 중요한 신격은 무신도에 모두 인격화된 모습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개도 마찬[가지](/topic/가지)로 그러한데, 인물개는 황해도무속에서 중요시 여기는 신격의 존재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제석·칠성·장군·선녀·시왕·사천왕·동자·애기씨 등이 인물개로 구체화된다는 점에서, 이들 신격의 중요도를 반영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일월신개는 무신도나 무구에서는 인격화되어 묘사하는 것과 달리, 개는 해와 달 모습이 그대로 묘사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고려와 조선 시대의 의장구와 불교의 법구에서 유래된 개는, 그 형태상에 있어서는 변형이 있었을 지라도, 그 기능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즉, 궁중에서 왕과 왕족을 위한 의장구로 사용되고,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머리 위에 설치되었다는 점에서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속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신격을 비, 바람, 햇빛 등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믿어지는 상징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인물개는 만장발과 함께 굿청의 상단에 설치되고 해당 신을 위한 제물상이나, 해당 신이 초대될 공간에 장식된다는 점에서, 굿청의 공간을 구획해 주는 경계구(境界具)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개를 통해 제물상의 주신과 어떠한 신이 특정한 공간에 초대될 지를 짐작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신의 하강 시와 굿청 좌정 시 자연현상을 피하게 하는 [가리개](/topic/가리개)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특정한 신을 상징하는 각각의 개 아래에 해당 신이 좌정되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것은 황해도 무속에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황해도 무속의 물질문화에 대한 특성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무구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高麗圖經
國朝五禮儀
增補文獻備考
世宗實錄
큰무당 우옥주 유품 (국립민속박물관, 1995)
한국의 무속-서울·황해도편 (국립민속박물관, 1999)
한국의 굿 (하효길 외, 도서출판 民俗苑, 2002)
황해도 굿에 쓰이는 종이 신화와 신구의 종류, 형식, 상징성 고찰 (양종승, 한국무속학 13, 한국무속학회, 2006)
형태개(蓋)는 제작자에 따라 외형이 약간씩 다르지만, 그 기본틀의 개수에 따라 크게 2[가지](/topic/가지) 양상으로 나누어진다. 개는 나무를 깎아 한 아름 정도의 둥그런 틀을 만든 것이 기본 틀인데, 그 통의 개수에 따라, 일층개와 이층개로 구분된다. 일층개는 원형의 통 하나를 기본 틀로 사용하고, 이층개는 원형의 통 두 개를 기본 틀로 사용한다. 일층개는 둥근 틀 주변으로 띠처럼 종이나 천을 두른 뒤에 그 위에 장식을 한다. 그리고 아래쪽에 [한지](/topic/한지)를 늘어뜨려 붙인다. 이층개는 한 아름 정도의 둥그런 틀 두개를 위아래로 연결하고 이 원형통을 기본 틀로 하여, 통의 면이 보이지 않게 그 겉면에 한지나 천을 늘어뜨린다.

개에 그림을 그려 넣는 경우는 한지나 천에 각각의 상징하는 신의 모습을 묘사하며, 여기에 장식물을 추가할 때는 그 위에 덧씌우는 방식을 취한다. 그림과 그림 사이사이에 오색을 나란히 덧붙인 천이나 종이를 장식한다. 인물개의 경우 인물그림-오색장식-인물그림-오색장식으로 반복되는 형식이다. 지전을 상징화하여 동전 문양을 일정하게 오린 보화개의 일종인 돈개의 경우, 직사각형으로 자른 천이나 종이를 틀의 전면에 붙이거나 인물개처럼 동전문양→오색장식→동전문양→오색장식이 반복되는 형식이다. 보화개 중 그 틀이 일층인 경우는 여러 색상의 천이나 종이를 직사각형으로 잘라 틀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다. 그림과 장식을 덧붙인 개가 이층개라면, 그 틀의 상단부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종이나 천을 잘라 술처럼 덧붙이고, 개의 가운데 부분에 천이나 종이띠를 두른다.

이렇게 완성된 개는 대체로 야외에 마련된 굿청 중앙에 설치된 만장발이나 천정에 매달거나 해당 신의 제물상 위에 설치한다. 황해도 무당은 이것을 ‘띄운다’라고 표현한다. 개는 원래 일회용으로 제작되었으나 근래에는 제작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제작하는 시간이 꽤나 소요되기 때문에 천으로 만들어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일부 만신은 개의 제작비용이 워낙 비싸, 보관을 위해 씌워 놓은 비닐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의례에 사용하여 이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황해도평산소놀음굿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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