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tion | 망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는 평안도 무속의례의 진혼제. 살아 있을 때 다리굿을 하면 장수할 뿐 아니라 죽은 후에도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하여 부유한 집안에서는 나이든 노인을 위해 다리굿을 치르기도 한다. 이를 ‘산다리굿’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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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Cnt | 0 |
wkorname | 양종승 |
정의 | 망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는 평안도 무속의례의 진혼제. 살아 있을 때 다리굿을 하면 장수할 뿐 아니라 죽은 후에도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하여 부유한 집안에서는 나이든 노인을 위해 다리굿을 치르기도 한다. 이를 ‘산다리굿’이라고 한다. | 내용 | 다리굿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조상다리, 사자다리, 망자다리, 수왕다리 등으로 불리는 ‘다릿발’이다. 다릿발은 망자가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일종의 저승길이다. [삼베](/topic/삼베)와 [무명](/topic/무명) 또는 소창으로 된 일곱 자 일곱 치 길이의 천으로 준비되는 다릿발을 굿청 중앙으로부터 문을 지나 바깥까지 기다랗게 늘어 뜨려 놓고 굿을 주관하는 대무당이 굿소리를 하며 다릿발을 가른다. 다리굿은 성황대제(또는 성황굿)와 함께 평안도 지역의 대표성을 띠는 무속의례이다. 대동강물을 먹고 자란 무당만이 평안도굿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다리굿은 독특한 지역성을 기반으로 전승되고 발전해 왔다. 이를테면 다리굿에서는 서도(西道) 창법의 굿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어려서부터 평안도 문화와 함께해 온 무당이어야 한다. 이러한 평안도 굿소리 창법은 맑고 청정한 목청을 내면서도 속소리와 콧소리가 섞여 격하게 떠는 목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산염불](/topic/산염불)’, ‘비나수’, ‘푸념’ 등의 다리굿에서 불려지는 소리들은 서도 창법으로만이 그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다리굿에서 진설되는 감응상은 굿청 차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부분이다. 굿을 하는 동안 절대로 옮기거나 움직여서는 안 되는 [대들보](/topic/대들보) 같은 굿청의 중심이 바로 감응상이다. 무당은 굿청 옆으로 진설되는 감응상과 둥굴부채(또는 둘레부채)를 중심으로 진설되는 굿상의 동선 사이에서 굿을 진행한다. 감응상은 상을 이층으로 하여 단을 만들어 진설하며, 상에는 쌀을 수북하게 쌓아 올려놓는다. 모든 굿거리의 시작과 끝맺음은 감응상 앞에서 이루어진다. 평안도굿의 전문적인 장구잽이를 ‘술말이’라고 부른다. 술말이는 무당이 아니지만 푸념을 하거나 굿을 마[무리](/topic/무리)하게 되는 뒷전 등을 맡아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노련한 술말이를 차지하려고 쌀 한말씩을 미리 안겨주기도 하였다. 평안도 다리굿의 음악적 특징은 쌍장구와 쌍제금 연주이다. 두 대의 장구와 [제금](/topic/제금)이 나란히 앉아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장단](/topic/장단)을 친다. 여기에 [태평소](/topic/태평소), [피리](/topic/피리), [대금](/topic/대금), [해금](/topic/해금) 등 [삼현육각](/topic/삼현육각)을 더불어 앉히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피리와 태평소 정도가 추가된다. 다리굿에서 추는 춤은 [장삼](/topic/장삼)춤과 [바라춤](/topic/바라춤)이 대표적이다. 대무당이 양손에 대바라를 들고 엇사위로 춤을 춘다. 이를 ‘거상(또는 거성)한다’라고 한다. 거상은 장삼을 양손으로 잡고 하는 경우도 많다. 다리굿을 완전하게 하려면 이틀 정도가 소요된다. 굿 제차와 내용은 여러 상황과 [재가집](/topic/재가집) 형편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1. 당울림 : 굿청에 쇳소리를 내어 굿 시작을 알린다. 이때 무당들을 제외한 [악사](/topic/악사)와 참가자들은 굿청 밖으로 피해야 한다. 쇳소리를 듣고 갑자기 달려든 귀신과 부딪쳐 살을 맞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2. [주당풀이](/topic/주당풀이)(또는 주당푸념) : 신칼을 들고 소리조로 푸념을 한 후 부정한 것들을 제거하고 굿청을 정화시킨다. 3. 앉은청배(또는 감응청배) : 감응당 앞의 의자에 앉아 신령들을 청하여 굿청으로 좌정시킨다. 4. 칠성굿(또는 세천굿, 불사굿) : 장삼을 입고 머리에 [고깔](/topic/고깔)을 쓰고 갱지미(칠성괭징)를 들고서 소리조로 비나수를 한다. 칠성굿에서는 명과 복을 발원한다. 그리고 도래미떡(속이 비어 있는 둥그렇게 만든 하얀 떡. 이를 칠성떡이라고도 함)을 갱지미에 담아 명떡과 복떡이라고 하여 팔기도 한다. 이어서 [삼지창](/topic/삼지창)에 무명을 꽂아 불로 태워 물그릇에 적시면서 길흉을 점치는 [수레](/topic/수레) 올리기(또는 대수레천 올리기)를 한다. 그리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재가 섞인 물을 망자 가족들에게 먹인다. 5. [영정](/topic/영정)굿(또는 녕정굿) : 감응상 앞에서 소리조로 푸념을 한 후 영정 바[가지](/topic/가지)에 든 떡과 과일로 객귀, 잡귀 등의 영정을 풀어먹인다. 6. 서낭굿 : 감응상 앞에서 소리조로 비나수를 한 후 부채를 들고 서낭춤을 춘다. 삼베와 감응천으로 서낭다리를 만들어 신령들을 모시고 들어오면 길(서낭다리) 위에 돈을 깐다. 7. 대감굿 : 감응상 앞에서 소리조로 비나수를 한 다음 대감춤을 추면서 재복을 달라고 축원한다. 8. [기밀](/topic/기밀)굿 :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망자를 다루는 굿거리가 시작된다. 감응상 앞에서 비나수를 한 다음 망자의 혼을 불러 생전에 못 다한 한을 푼다. 9. 사자굿 :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갈 사자(使者)를 놀린다. frhkd양 10. 세경돌기 : 망자의 혼이 실린 다릿발을 들고 세경을 도는 ‘다릿발세경’을 한다. 11. 수왕세텬(또는 시왕세천) : 열시왕([십대왕](/topic/십대왕)) 앞에서 망자를 저승으로 잘 데리고 가겠다고 다짐한다. 12. 몸(망자)다리 들어섬 : 망자의 넋이 다릿발에 내려 가족들에게 굿을 베풀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13. 수왕포 가르기 : 삼베와 무명으로 된 수왕(시왕)포로 저승길(다리)을 만들어 두고 이를 가르면서 망자가 좋은 곳으로 가도록 한다. 14. 뒷전 : 잡귀와 잡신들을 풀어 먹여 보내고 굿을 마무리한다. 다리굿은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본토 평안도에서 남하한 무녀들이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1, 2세대들이 거의 세상을 떠나고 고향 출신 [단골](/topic/단골)들도 줄어들면서 활동 폭이 좁아졌다. 남하한 평안도 무당들은 주로 서울 종로 일대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면서 무업을 하였다. 그들 중 대표적 무당이 이선호(李禪好, 속칭 이춘옥)로, 창경궁 근처에 살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대궐할머니’라고 불렀다. 이선호 대무당은 또한 레슬링 김일(金一)선수의 장모로도 알려졌다. 1912년생인 이선호 대무당은 1972년에 영변 성황대제를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출품하여 세간의 많은 사람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후 평안도굿의 대표적인 전승자로 알려졌다. 77살에 사망할 때까지 평안도굿을 전승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선호 대무당 사망 후에는 그녀의 직계 제자 정대복(鄭大福) 무당이 평안도굿을 전승하였다. 정대복은 1916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하였으며, 30세에 이선호 대무당을 신어머니로 모시고 무업을 하다가 2004년에 사망하였다. 이선호와 정대복 계보에 의해 평안도굿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제자로는 [이정연](/topic/이정연)과 [김남순](/topic/김남순)이다. 이들 중 김남순은 2007년에 평안북도 무형문화재 다리굿으로 지정되면서 다리굿의 첫 번째 보[유자](/topic/유자)로 인정받았다. 김남순은 1950년생이며, 평북 출신의 남편으로 인해 1988년, 신을 받을 때 평안도 무당을 신어머니로 삼게 되었다. 그리고 정대복 대무당으로부터 평안도 다리굿 문서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굿 문서를 배웠으며, 현재 다리굿 전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남순과 함께 활동하는 다리굿 전승자로는 박수진(상장구), 김두연, 최형란, 홍세미, 정찬오, 김미정, 신재동(악사) 등이 있다. | 참고문헌 | 평안도 다리굿 (김수남 외, 열화당, 1985) 한국민속대[사전](/topic/사전) 2 (김용덕, 민족문화사, 1991) 한국민속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속사전편찬위원회, 도서출판 창솔, 2004) 평북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다리굿 조사보고서 (양종승, 평안북도,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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