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막이굿

한국무속신앙사전
액막이굿
개인이나 가정 또는 [마을](/topic/마을)에 액운이나 그 외의 불행한 일 등을 미리 막기 위해 무당이 하는 무속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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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나 가정 또는 [마을](/topic/마을)에 액운이나 그 외의 불행한 일 등을 미리 막기 위해 무당이 하는 무속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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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정의개인이나 가정 또는 [마을](/topic/마을)에 액운이나 그 외의 불행한 일 등을 미리 막기 위해 무당이 하는 무속 의례.
내용액막이굿은 제액(除厄) 의례를 일컫는 말이다. 액막이굿은 정초에 치러지는 정기적인 문점(問占) 행사에서 확인된 액운 점괘가 있을 때 별도의 치성이나 큰 규모의 굿으로 치러지는 비정기적 의례이다.

대개 매년 한 해의 시작인 정월의 초사흘과 대보름 사이에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단골](/topic/단골)무당을 찾아가 일 년의 신수(身數)를 보거나 치성(致誠)을 드리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무속의 한 현상이다. 이때 가족의 안녕을 꾀하는 치성을 올리거나 별도의 액운자(厄運者)가 있는 경우 그 액을 미리 막기 위해 특별히 액막이굿을 올리게 된다.

액막이굿은 정월에 1년 동안의 모든 횡액과 수액을 막기 위한 치성 형태의 정기 의례를 그 근간으로 한다. 이러한 치성 형태에서 액운이 낀 [점사](/topic/점사)를 확인한 대상을 위해 좀 더 각별한 목적으로 별도의 의례를 올리는 큰 규모의 굿으로 확대된 것이 액막이굿이다. 액막이의 근간이 되는 치성 형태의 의례는 한 해 동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정월 한 달, 특히 대보름 안이라는 특정한 시기 동안에 치르는 소규모의 정기 의례이다. 이러한 소규모 정기 의례는 적은 양의 제물만을 마련하고 단골무당 혼자서 앉은굿으로 간단히 신을 청배해 액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치성이나 [비손](/topic/비손) 형태로 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의례는 모든 지역에 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의 정월 [횡수막이](/topic/횡수막이)에 대해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조사한 사례가 일찍이 확인됐다. 그 절차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횡수막이는 보통 무당을 불러서 하기도 하고 직접 무당의 집에 찾아가서 행하기도 한다. 횡수막이를 위해서는 많은 과일이나 제물을 준비하지 않고 간단하게 기본적인 과일과 밥, 술을 작은 상으로 준비한다. 횡수막이 치성은 단골무당이 혼자 앉아 버들고리 바닥을 문지르면서 [축사](/topic/축사)(祝詞)를 외며 진행하며, 부정(不淨)·[가망](/topic/가망)·대감(大監)·[뒤풀이](/topic/뒤풀이)의 네거리로 이어진다. 부정청배를 하면서 정월부터 섣달(12월)까지 열두 달 부정을 막는 무가를 구송하고 소지로 부정을 물린다. 이때 각 가족의 소지를 따로 하면서 소리를 통해 운수를 점친다고 한다. 이어서 부정청배에서는 여러 신을 청하는 무가를 구송하면서 열두 달 횡수를 막아 줄 것을 기원한다. 이후에 대감거리는 소위 터줏대감을 위한 것으로, 1년간의 횡액과 수액을 예방하기 위한 기원을 올린다. 앞의 세 거리는 모두 방 안에서 행해지며, 마지막에 작은 상을 [툇마루](/topic/툇마루)에 준비하여 잡귀에게 시식(施食)하는 뒤풀이로 끝난다. 이러한 의례들과 함께 한강의 용궁당(龍宮堂)에 찾아가서 소지축원을 올리는 용궁맞이를 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아키바 다카시의 기록을 1930년대의 횡수막이 모습이라고 한다면 최근의 사례를 통해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횡수막이 치성에서 가장 주요한 것으로 드는 것이 횡수창부(‘홍수창부’라고 부름)의 「홍수맥이타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홍수맥이타령」은 서울식 [굿거리장단](/topic/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타령으로, 열두 달에 드는 홍액과 수액을 각각 그달 또는 그 다음달의 좋은 기운이 들어 있는 날의 운을 빌려 와서 막아내는 내용이다.

정월 한 달 드는 홍수
정월 대보름으로 막어내고
이월 한 달 드는 홍수
이월 개춘에 막어내고
삼월 한 달 드는 홍수
삼월 삼짇날로 막어내고
사월 한 달에 드는 홍수
사월 초파일로 막어내고…

이와 같은 소규모의 치성이나 비손 등과 달리 좀 더 큰 규모의 액막이굿은 정월의 점사 행위나 치성 의례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치러진다. 문점이나 치성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에게 생긴 불운의 기운이 특별히 심각한 경우에 반드시 굿을 해서 불운의 기운을 잠재우거나 불운을 대신할 방도를 찾는 것이다. 이는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의 불행한 일을 염려해 미리 경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액막이굿이 반드시 필요한 사례로 [삼재풀이](/topic/삼재풀이)가 전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재는 9년을 주기로 해 들어와서 3년 동안(들삼재·묵는삼재·날삼재) 메물렀다 나가게 되는데, 대체로 한 집안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 이상이 매년 삼재에 들어 있는 것은 다반사이다. 그러나 삼재 중에서도 대삼재(大三災)는 불·바람·물이며, 이러한 재앙이 한꺼번에 불어닥칠 수 있는 특별히 좋지 않은 운수에는 반드시 액막이굿을 한다.

삼재풀이를 위한 액막이굿은 일반적인 재수굿의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하면서 굿거리마다 삼재가 든 사람을 위해 삼재팔란이 없기를 반복해 기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굿의 절차에 따라 신을 청배하고, 각 신의 위계에 따라 여러 신을 모셔서 대접한 후에 삼재로 인한 위험이 닥치지 않도록 기원하는 형태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각 지역에 따라 삼재풀이를 위한 예방의 방식은 다양하다. [버선](/topic/버선) 모양으로 천을 오려서 오색종이를 [옥수수](/topic/옥수수) [가지](/topic/가지)에 꿰어 삼재에 든 사람의 삼재소멸을 기원하는 글을 써서 [오곡](/topic/오곡)잡곡밥을 해 내놓는 것으로 예방하기도 하고, [대수대명](/topic/대수대명)으로 닭이나 북어로써 희생하는 방법 등이 있다.
역사액막이굿의 전통은 정월 [세시풍속](/topic/세시풍속)의 일환인 민간의 액막이 방식과 그 맥을 함께한다. 『[동국세시기](/topic/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나 『[열양세시기](/topic/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 등의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월에 제웅을 만들어서 버리거나 오쟁이 다리놓기, 팥알을 구덩이에 파 묻는 매성이 심기, 액막이 [연날리기](/topic/연날리기) 등의 액맥이 풍속에서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왕실이나 관청 단위의 액막이 의례인 [나례](/topic/나례)(儺禮)나 여제(厲祭) 등의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민간의 일반적인 액에 대한 관념이 갑자기 닥칠 수 있는 횡액(橫厄)과 수액(水厄), 도교에서 비롯된 삼재(三災)의 액년(厄年)에 대한 관념 등으로 더욱 구체화되면서 액막이 형태가 굿이라는 특정한 의례의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반적인 민간의 액막이가 개별적으로 행해지는 세시풍속 형태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액막이굿은 가제(家祭)로서 무당의 주재 하에 특별히 운수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가정을 위해 별도의 의례 절차에 따라 행해진다.
지역사례액막이굿은 전국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특히 치성 형태의 소규모 정기 의례는 지역별로 다양하게 확인된다. 서울·경기·황해도 등지에서의 [횡수막이](/topic/횡수막이)(홍수맥), 전라도·충청도 지역의 액막이·[거리제](/topic/거리제), 제주도의 [신과세제](/topic/신과세제) 등 명칭을 각기 달리하면서 지역적 특색에 따라 연행된다. 대체로 무당이 혼자 앉아서 징이나 [고리짝](/topic/고리짝), 요령 등 한 [가지](/topic/가지) 소리를 내는 도구를 악기로 이용해 무가를 구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에서 예로 든 서울굿의 횡수막이와 다른 사례는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라북도 편(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全羅北道 篇)』의 무속신앙을 다룬 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라도 지역의 액막이는 조왕, 철륭, 성주석, 삼신제왕(삼신석), 대감석, 조상, 내전 등의 순서로 성주[안택](/topic/안택)으로서 하는 것이 서울 지역의 사례와 다르다.

이와 달리 가족 단위의 가정집굿 형태의 액막이굿이 아니라 한 [마을](/topic/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액막이는 마을굿 형태로 나타난다. 마을굿에서는 마을을 관장하는 주신을 중심으로 모시고 일련의 절차를 진행한다. 이때 마을 전체의 액막이를 기원하는 축원은 반드시 필요한 구성소이다. 예로 제주도의 당굿에서는 ‘도액막이’라는 제차를 별도로 행함으로써 마을 전체를 위한 액막이 보여 준다.

한편 이처럼 무당들이 주재하는 굿의 형태가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독경무들을 불러서 도액경(度厄經)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거나 [농악](/topic/농악)대의 [고사](/topic/고사)를 통해 액막이를 대신하기도 한다. 경을 읽는 액막이는 독경무들의 활동이 왕성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며, 농악대의 고사는 충청·전라도 지역에서 정초에 농악대가 지신밟기를 하거나 대보름굿 등의 당산제를 하면서 액막이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액막이 풍습은 우리 민간의 생활에 매우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무속적인 행위라고 보기가 어렵다. 실제로 여러 액막이의 사례는 민간의 [세시풍속](/topic/세시풍속)에서부터 연행 주체를 달리하면서 여러 방법을 통해 액 또는 액운을 막기 위하여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들은 단지 어떤 위기가 닥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알 수 없는 힘에 순응하면서 인간의 삶의 영역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평온한 삶을 기대하고 이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의지가 바로 액막이굿인 셈이다.
참고문헌東國歲時記
冽陽歲時記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남편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71)
한국무속연구 (김태곤, 집문당, 1981)
[조선무속의 연구](/topic/조선무속의연구)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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