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감본풀이

한국무속신앙사전
제주도 일반신본풀이 가운데 하나로, 사만이가 산에 버려진 백골(白骨)을 잘 모셔 명부(冥府) 사자(使者)들이 자신을 잡으러 오는 것을 피해 목숨을 연장하는 이야기. ‘[사만이본풀이](/topic/사만이본풀이)’라 하기도 한다. 액막이 제차(祭次) 때 액을 막기 위해 맹감, 즉 명관(冥官, 저승사자)의 본풀이가 구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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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반신본풀이 가운데 하나로, 사만이가 산에 버려진 백골(白骨)을 잘 모셔 명부(冥府) 사자(使者)들이 자신을 잡으러 오는 것을 피해 목숨을 연장하는 이야기. ‘[사만이본풀이](/topic/사만이본풀이)’라 하기도 한다. 액막이 제차(祭次) 때 액을 막기 위해 맹감, 즉 명관(冥官, 저승사자)의 본풀이가 구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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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오
정의제주도 일반신본풀이 가운데 하나로, 사만이가 산에 버려진 백골(白骨)을 잘 모셔 명부(冥府) 사자(使者)들이 자신을 잡으러 오는 것을 피해 목숨을 연장하는 이야기. ‘[사만이본풀이](/topic/사만이본풀이)’라 하기도 한다. 액막이 제차(祭次) 때 액을 막기 위해 맹감, 즉 명관(冥官, 저승사자)의 본풀이가 구송된다.
내용주년국에 사만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사만이는 부모가 죽자 문전걸식하며 지내게 된다. 사만이가 열다섯 살이 되자 동네 어른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 장가를 보내준다. 사만이 부인은 손재주가 좋고 [바느질](/topic/바느질)을 잘하여 품팔이를 통해 조금씩 금전을 모아 끼니를 이어간다. 하루는 사만이 부인이 은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라 놓고 남편에게 시장에 가서 머리카락을 팔아 어린아이에게 먹일 쌀이라도 사오라고 하지만 사만이는 시장에 가서 쌀 대신 조총(鳥銃)을 사온다. 사만이는 그날부터 사냥을 나갔지만 매번 빈손으로 돌아온다.

하루는 사만이가 들길을 가는데 가려 하면 채이고 또 채이면서 세 번을 연속 무엇인가가 우연히 왼발에 채였다. 사만이가 쥐고 있는 몽둥이로 풀을 세 번 내려치자 풀 속에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나서 보니 백 년이나 된 해골이었다. 추하고 더럽다며 그냥 지나가려 하였지만 다시 왼발에 채였다. 하는 수 없이 사만이는 백년해골(百年骸骨)을 갖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무도 모르게 고방(庫房)에 들어가 큰 독 안에 들여놓고 자기 집안의 조상이라 하여 기일제사(忌日祭祀) 때나 집안에 대사(大事)가 있을 때 첫째로 위하며 지낸다.

사만이가 서른 살이 되니 저승 염라대왕의 분부로 저승사자가 사만이를 잡으러 인간 세상에 내려온다. 그러자 백년해골이 사만이 부부의 꿈에 백발노인으로 나타나 저승사자를 피할 방책을 일러준다. 사만이에게는 삼거리로 가서 [족자](/topic/족자)[병풍](/topic/병풍)으로 옆을 두르고, 비자나무 겹상에다 맑은 음식을 단정히 차려놓고, 향촉(香燭)을 밝힌 다음 사만이 이름 석 자를 써서 [제상](/topic/제상) 아래에 붙여 두라고 한다. 그리고 백 보 앞에 엎드려서 어느 누가 불러도 응하지 말고 있다가 세 번을 부르거든 머리를 들고 대답하라고 한다. 사만이 부인에게는 날이 새면 심방(무당)을 불러 와서 바깥에 대통기와 염라대를 세워 염라대왕을 청하는 [시왕맞이](/topic/시왕맞이)를 하되 시왕 저승 염라왕 앞으로 관대(冠帶) 세 벌, 띠 세 개, 신 세 켤레와 큰 동이에 상백미ㆍ중백미ㆍ하백미를 가득 올리고, 황소 사만삼 필을 대령하여 방액(防厄)을 하고 있으면 알 도리가 있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꿈에서 깬 사만이 부부는 그날부터 심방을 불러다가 염라대를 세우고 시왕맞이를 한다. 그리고 사만이는 그날이 어둡기를 기다려 삼거리로 나가 족자병풍을 둘러치고 비자나무 겹상에다 음식을 차려놓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써놓아 제상 아래 붙인 다음 백 보 앞에서 엎드린 채 저승사자들을 기다린다. 초경(初更), 이경(二更)이 가까워지자 염라대왕에게 소속된 세 차사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주년국을 향하여 오다가 비자나무 겹상에 맑은 음식이 단정하게 차려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세 차사는 배고픈 김에 차려진 음식을 하나씩 먹는다. 그런데 천황차사(天皇差使)가 제상 아래에 붙어 있는 사만이 이름 석 자가 쓰인 [백지](/topic/백지)(白紙)를 발견하고 큰일났다며 적패지(赤牌紙, 사람이 죽어서 장례를 치를 때에 사용하는 붉은 천이나 종이)에 쓰인 이름과 대조하니 백지에 쓰인 이름 석 자와 똑같았다. 그제서야 사만이의 음식을 먹은 것을 알게 된 세 차사는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사만이의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기로 한다. 세 번째로 사만이의 이름을 부르자 백 보 앞에서 사만이가 ‘예’ 하고 대답하며 얼굴을 드는 것을 보니 틀림없는 사만이었다. 이에 세 차사는 앉아 의논하면서, 남의 음식을 공짜로 먹으면 목에 걸리게 되기 때문에 사만이를 잡아갈 수 없으니 나중에야 어찌 되든 사만이의 집이나 찾아가 보기로 한다. 그러나 사만이의 집에서는 사만이 부인이 시왕맞이로 대액(大厄)을 막고 있었다. 세 차사는 어떻게 해서든 사만이를 잡아갈 수 없음을 알고 고민하다가 한 [가지](/topic/가지) 묘안을 생각해 낸다. 그것은 저승 동자판관실(童子判官室)에 들어가 저승 장적(帳籍)을 고치는 것이었다. 저승으로 돌아간 세 차사는 장적에 적힌 사만이의 정명(定命)이 삼십삼 년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붓을 꺼내 십(十) 자에 금을 하나 비스듬히 그어 천(千) 자로 고친다. 그러고는 염라대왕이 사만이를 잡아오지 않은 이유를 묻자 사만이의 정명은 삼십삼 년이 아니라 삼천삼 년이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하여 사만이는 저승사자들의 액을 막아 삼천 년을 산다.
지역사례의 이본 중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사만이가 해골을 발견하는 부분과 저승사자가 사만이의 연명(延命)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나타난다. 1962년의 고대중 구연본을 예로 들어 본다. 사만이가 깊은 산중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비가 오자 비를 피하기 위해 속이 텅 빈 나무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사만이는 깜박 잠이 들게 되어 해골 꿈을 꾼다. 자신은 서울에 사는 백정승의 아들인데 사냥하러 왔다가 자신의 총에 맞아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 처자식이 자신의 사망 일시(日時)를 잘 몰라 제사를 제대로 지내주지 않기 때문에 굶어 죽어가고 있다면서 자신의 해골을 잘 위해주면 부자로 살게 해 주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사만이는 그 해골을 집으로 가져와 잘 위하게 되고, 해골은 사만이에게 사냥할 곳을 일러주어 부자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사만이가 해골만 위하고 자신의 조상은 위하지 않자 사만이 조상이 [옥황상제](/topic/옥황상제)에게 소장(訴狀)을 올린다. 이에 옥황상제는 세 차사를 시켜 사만이를 잡아오게 하자 해골이 사만이 부인에게 방액할 방법을 일러준다. 세 차사는 사만이 각시가 바친 공물과 말 세 마리를 끌고 저승에 올라가 공물을 최판관과 나눠 갖는 대신에 저승 장적에 있는 사만이 이름을 사마(飼馬) 세 마리로 고치게 하고 사마 옆에 말 마(馬) 자 셋을 쓴다. 그러고선 옥황상제 앞에 나아가 장적에 적힌 대로 사마 세 마리를 잡아 왔다고 보고한다. 사만이는 죽은 것이 되어 사만 년을 변색(變色)하며 사는데 누군가가 옥황상제에게 그 사실을 밀고한다. 옥황상제가 세 차사에게 명하여 사만이를 잡아 오게 하자 세 차사는 사만이를 유인하기 위해 [주천강](/topic/주천강)에서 숯을 씻는 계교를 꾸며 마침내 사만이를 붙잡는다.

해골이 꿈을 통해 사만이에게 나타나 자신을 모셔주면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요구하는 점, 사만이 대신 말 세 마리가 대신 바쳐지는 점 등에서 특이함이 드러난다. 말 세 마리 대신 다른 사람(예를 들면 오사만이)을 잡아가는 것도 마찬[가지](/topic/가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대명(代命)의 방식을 통해 사만이가 연명하는 것은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와도 유사하다. 그러나 저승사자에게 치성을 드림으로써 연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더 중요한 유사점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명은 저승사자에게 치성을 드린 결과 행해지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함경도에서 전승되는 에서도 이러한 유사점이 확인되고 있듯이, 저승사자에게 치성을 드리는 것과 연명의 상관성은 상당히 보편적인 요소로 파악된다. 이외에 는 주인공들이 해골을 숭배하는 점, 해골이 주인공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점, 해골이 주인공들에게 저승사자를 대접하도록 해 연명할 수 있게 한 점 등에서 제주도의 와 매우 유사하다. 이는 함경도의 [무속신화](/topic/무속신화)와 제주도의 무속신화가 특정 부분에서 상관성이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의의에서의 백년해골을 수렵신이나 [조상신](/topic/조상신)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떤 신격으로 인식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신화상으로 백년해골이 숭배의 대상으로 분명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이 신화는 영혼불멸사상(靈魂不滅思想)을 잘 나타내는 자료이다. 그리고 인간의 영혼이 해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이는 수렵사회에서 [동물](/topic/동물)의 두개골을 사냥의 풍요와 관련지어 특별하게 취급한 만물유령사상(萬物有靈思想)에서 연유된다. 또한 후손의 제향(祭享)을 받지 못하는 망자의 혼령을 숭배함으로써 복을 받고 수명까지 연장한다는 신화의 내용 및 관념은 후손의 제향을 받지 못하는 귀신을 객귀(客鬼)라고 하여 푸대접하는 무속의 관념과 관계가 있다. 이처럼 이 신화는 영혼과 제향간의 관계를 잘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참고문헌韓國の民間信仰 (장주근, 도쿄:금화사, 1973)
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 (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조선신가유편](/topic/조선신가유편) (손진태, 손진태선생전집 5, 태학사-영인, 1981)
[차사본풀이](/topic/차사본풀이) 유형 무가의 구조와 의미 (최원오, 한국민속학 29, 한국민속학회, 1997)
[사만이본풀이](/topic/사만이본풀이) 연구 (현승환, 백록어문 16,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 국어교육연구회, 2000)
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 (장주근, 역락,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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