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tion | 칠성은 뱀, 즉 사신(蛇神)을 뜻하며, 칠성새남은 이 칠성을 죽이거나 또는 죽은 것을 보아 그로 인해 생긴 병을 치료하는 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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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Cnt | 0 |
wkorname | 강소전 |
정의 | 칠성은 뱀, 즉 사신(蛇神)을 뜻하며, 칠성새남은 이 칠성을 죽이거나 또는 죽은 것을 보아 그로 인해 생긴 병을 치료하는 굿. | 내용 | 칠성새남은 뱀을 죽이거나 죽은 뱀을 보게 됨으로써 생긴 병을 치료하는 굿이다. 어느 날 사람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여 문점(問占)을 통해 그 원인을 알아본 결과 뱀을 죽였거나 우연히 죽은 뱀을 보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 칠성새남굿을 하게 된다. 굿의 핵심은 환자가 뱀을 죽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떤 다른 존재가 뱀을 죽였고 환자는 우연히 죽은 뱀을 처음으로 보았을 뿐인데 억울하게 그 죄를 뒤집어써서 병에 걸렸다고 말하게 된다. 따라서 누가 뱀을 죽였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나중에 뱀을 죽인 존재는 악신(惡神)인 허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환자에게는 죄가 없음이 드러난다. 이어 죽은 뱀을 다시 살려내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연극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칠성새남굿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적인 굿과 같이 준비를 한 뒤에 칠성상(七星床)을 추가한다. 그리고 [칠성신](/topic/칠성신)상(七星神像)과 허멩이를 만들어 놓는다. 이는 모두 칠성새남에서 쓰는 무구이다. 칠성신상은 마치 뱀 한 마리가 똬리를 튼 모양이 되게 종이를 접어 만들고, 비늘 모양이나 뱀 얼굴 등의 그림도 그려 신체(神體)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쌀을 가득 담은 그릇 위에 올려놓거나 채롱에 쌀을 잘 펴서 담고 그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신상의 입엔 쌀 일곱 알을 물려놓고, 그 앞에 계란 하나를 놓는다. 한편 허멩이는 짚을 이용해 사람 형상처럼 만든 일종의 [허수아비](/topic/허수아비) [인형](/topic/인형)이다. 인형에도 사람 얼굴처럼 그림을 그린다. 칠성상에 [무명](/topic/무명)을 깔아 칠성나까[방석](/topic/방석)과 칠성리를 깔고, 그 위에 각종 제물과 쌀 위에 앉힌 칠성신상을 놓는다. 칠성새남굿의 제차(祭次)는 초감제-초상계-일월맞이-[초공본풀이](/topic/초공본풀이)-초공맞이-초곱메김-산받아 분부사룀-푸다시 함-메어들어 석살림-이공맞이(이곱메김 포함)-[시왕맞이](/topic/시왕맞이)-삼대김-시왕질 쳐서 메어듦-본향리-[칠성본풀이](/topic/칠성본풀이)-각도비념-도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차를 보면 간단한 굿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초곱메김과 이곱메김, 삼대김이 특별하다. 이 부분이 바로 허멩이를 잡아다가 문초를 하고 환자의 무죄를 증명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초곱메김에서는 초[공전](/topic/공전) 앞으로 환자의 원통한 소지원정이 전해진다. 칠성으로 인해 병에 걸리게 된 사연을 말하고,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소지원정을 해결하기 위해 허멩이를 잡아다가 대령한다. 허멩이는 자신이 칠성을 죽였음을 자백하고, 환자에게 뒤집어씌웠다고 인정한다. 이에 허멩이의 죄를 매로 다스린 후 옥에 가두어 놓는다. 두 번째인 이곱메김은 이에 앞선 초공맞이 때의 초곱메김과 같으며, 옥 안에 있는 허멩이를 잡아들이라는 심방의 말명만 다르게 나타난다. 마지막 삼대김은 시왕맞이에서 액막이를 하고 난 후에 벌어진다. 옥 안에 있는 허멩이를 불러 매를 때리는 것은 앞서와 같다. 그런 후에 허멩이로부터 다시는 인간에게 나쁜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결국 심방은 굿을 청한 집안의 환자가 아무 잘못이 없음을 입증한다. 칠성을 죽인 범인이 허멩이이기 때문이다. 허멩이는 ‘하늘은 보고 땅을 못 본’ 악신으로 인식되는 존재이다. 환자는 허멩이에 의해 죽은 뱀을 보았을 뿐이다. 따라서 심방은 죄인인 허멩이를 잡아다가 매를 때려 칠성을 죽인 죄를 다스리는 것이다. 허멩이에 대한 문초 후 원래는 환자를 구하고 그 죄를 묻는 의미에서 허멩이를 불 사르는 불천수를 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열시왕[十王]의 분부에 따라 가다귀섬으로 귀양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한다. 따라서 허멩이는 인정과 잔(盞)을 받고 이별하여 돌아선다. [소미](/topic/소미)가 허멩이와 추물채롱을 들고 인가(人家)와 떨어진 곳에 갖다 버리면 비로소 허멩이는 사라지는 것이다. 앞의 제차들은 연극적으로 행해진다. 수심방이 허멩이를 문초하고, 소미는 수심방을 돕는다. 이들은 허멩이라는 허수아비 인형을 두고 연극적 대사로 흥미진진하게 진행한다. 한편 죽은 뱀을 살려내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따지자면 칠성을 살려오는 것이기에 칠성새남굿이라고 한다. 칠성새남은 특별한 지역적 구분이 없이 제주도 전역에서 행해진다. | 참고문헌 | 탐라문헌집 (제주도 교육위원회, 1976) 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 (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제주도 무속 연구 (현용준, 집문당, 1986) | 역사 |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뱀신에 대한 신앙을 중요하게 여겼다. 뱀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칠성은 가정신앙, 당신앙, 조상신앙 등 여러 영역에서 활발히 전승되어 왔다. 칠성([안칠성](/topic/안칠성), [밧칠성](/topic/밧칠성))이라 여겨 잘 위하기도 하고, 토산리 여드레당신과 일월조상으로도 받아들여 지속적인 기원 대상이 되어 왔다. 16세기 초에 김정(金淨, 1486~1520)은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에서 “풍속에 몹시 뱀을 꺼려 이것을 신이라 해서 받들어서 이것을 보면 곧 술로 주문을 외우며 거룩한 신으로 하여 감히 쫓아내거나 죽이지 않는다(俗甚忌蛇 奉以爲神 見即呪酒 不敢驅殺).”라고 기록했다. 17세기 초에 김상헌(金尙憲, 1570~1652)도 「남사록(南槎錄)」에서 동일한 내용을 기록했다. 또한 17세기에 이건(李健, 1614~1662)은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에서 “섬 사람들은 큰 구렁이와 뱀을 구별함이 없어 보기만 하면 이를 부군신령이라 하여 쌀과 정수를 뿌리면서 그에 빌며 이를 살해하는 바가 없다. 만일에 어떤 사람이 이것을 죽였다면 그 사람에게는 반드시 앙화가 내려져 발꿈치를 움직이지 못하여 죽게 된다고 한다(島人則 勿論蟒蛇見之 輒謂之府君神靈 必以精米淨水酒 而祈之切不殺害 若或殺之 其人必有殃 不旋踵死云).”라고 적었다. 이 내용을 보면 뱀을 죽일 경우 반드시 그에 상응하여 재앙이 닥친다는 당시 제주인의 관념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당시에도 뱀으로 인해 재앙을 입었다고 판단되면 이의 해결을 위해 고심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조선시대 여러 문헌을 살펴보면 당시에 제주에는 무속이 아주 성행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으로 짐작하건대 뱀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심방을 불러 굿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칠성새남의 역사적 배경이 깊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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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새남 | 64464 칠성새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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