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tion | 동제 기간에 예상되는 출산의 ‘피 부정(不淨)’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마을](/topic/마을)신의 영역인 마을에서 임신부를 마을 바깥으로 피신시켜 그 기간에 생활하며, 때로는 출산도 하도록 만든 오두막. [피막](/topic/피막)(避幕), [산막](/topic/산막)(産幕)이라고도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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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orname | 이필영 |
정의 | 동제 기간에 예상되는 출산의 ‘피 부정(不淨)’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마을](/topic/마을)신의 영역인 마을에서 임신부를 마을 바깥으로 피신시켜 그 기간에 생활하며, 때로는 출산도 하도록 만든 오두막. [피막](/topic/피막)(避幕), [산막](/topic/산막)(産幕)이라고도 부른다. | 정의 | 동제 기간에 예상되는 출산의 ‘피 부정(不淨)’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마을](/topic/마을)신의 영역인 마을에서 임신부를 마을 바깥으로 피신시켜 그 기간에 생활하며, 때로는 출산도 하도록 만든 오두막. [피막](/topic/피막)(避幕), [산막](/topic/산막)(産幕)이라고도 부른다. | 내용 | [마을](/topic/마을)신을 역정(逆情)나게 하는 큰 부정(不淨)은 ‘산 부정’과 ‘죽은 부정’이다. 산 부정은 아기의 출생, 죽은 부정은 초상이 난 것을 각각 일컫는다. 사람이 죽음을 맞는 시간은 때로 대충 예측할 수 있지만 초상날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동제의 일정을 미루는 일은 없다. 그러나 출산의 경우는 예정일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출산 가능한 시간에 동제 일정이 겹치면 자칫 잘못하면 출산에 의한 ‘피부정’을 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만삭(滿朔)의 임신부는 마을신의 영역이 아닌 마을 바깥으로 동제 기간에는 쫓겨 나가 있어야 한다. 이때 만삭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달이 찬 임신부도 함께 나간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일부의 섬 지방에서 간혹 볼 수 있던 [해막](/topic/해막)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 회의에서 당제 날짜가 잡히고 [제관](/topic/제관)이 선정되거나 제물을 구입하기 위하여 장배가 뜨면 곧바로 임신부들은 해막으로 피신하였다. 이는 누가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동제 전통에 의하여 스스로 기꺼이 피하는 것이다. 임신부가 해막으로 피신하지 않거나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마을에 재앙이 일어난다면 임신부는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의 빗발친 비난과 원망을 감당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원망에서 끝나지 않는다. 당제를 엄격히 치르는 일부 마을은 당제 기간에 산 부정이 발생하면 모든 당제 일정을 중지하고 제수 비용 일체를 산가(産家)에서 변상하도록 하였다. 마을 사람들조차 해막에 피신해 있는 임신부를 함부로 만날 수 없다. 부정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임신부에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해막이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지점에서 소리를 크게 질러 전달하였다. 결코 당제 기간에 어느 누구도 해막에 가서는 안 된다. 해막은 대개 마을과 반대 방향의 바닷가에 위치한다. 일부 마을은 공동묘지 부근이나 ‘혼(魂)불’이 날아가는 장소에 해막을 둔다. 마을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라면 해막은 비인간적인 영역에 속한 것이다. 어떤 마을은 해막을 아예 인근의 무인도에 두기도 하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인척 집으로 나가기도 한다. 해막에서 낳은 아이가 동제가 끝나고 마을로 귀환할 때에 일정한 의식을 치르는 마을도 있다. 이는 비인간적 영역에서 인간의 땅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치러지는 일종의 입사식(入社式)으로 보인다. 곧 마을로 돌아올 때에 갓난아이를 배에서 내리기 전에 산모가 먼저 하선(下船)하여 갯벌의 흙을 조금 떠서 아기의 이마에 칠해 준다. 갓난아이의 [첫나들이](/topic/첫나들이)에서 아기의 이마와 콧등에 숯검댕이를 바르는 풍습과 유사하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의 경우 음력 사월, 팔월, 십일월에 당제를 모시면서 이때마다 임신부를 마을 뒤편의 해안가에 있는 해막으로 피신시킨다. 해막은 방 한 칸, [부엌](/topic/부엌) 한 칸으로 되어 있다. 제일 며칠 전부터 남편을 비롯한 식구들이 임신부를 위한 식량과 땔감 등을 해막으로 옮긴다. 이때 ‘해막할매’라 하여 임신부를 여러모로 돌보아 줄 할머니 한 명도 따라간다. 해막할매는 아기를 많이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일종의 [산파](/topic/산파)(産婆)이다. 해막할매는 해막에 도착하여 곧바로 ‘해막신(解幕神)’에게 간단한 제물을 차려 놓고 [비손](/topic/비손)을 한다. 아무쪼록 동제 기간에 임신부들에게 아무 탈이 없게 하고, 몸을 풀게 되면 순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해막 주위에는 밤마다 도깨비가 몰려들어 돌을 던지는 등 짓궂게 굴어서, 무섭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어떤 때는 해막으로 쫓겨 온 임신부가 여러 명이나 되었고, 집이 아니어서 많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른 임신부들과 벗을 할 수 있어서 적적하지 않고 재미도 있었다. 간혹 해막에서 출산한 경우 이때 태어난 아이는 ‘해막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해막 아래에는 조그맣게 골이 파인 ‘해막고랑’이 있고, 다시 그 아래에는 언제라도 물이 마르지 않는 ‘해막샘’이 있다. 외연도 사람들은 음력 칠월칠석이 되면 ‘태아물’ 또는 ‘탯(胎)물’ 맞으러 간다고 하여 해막샘에 다녀간다. 해막샘의 물로 간단히 목욕하는 [세시풍속](/topic/세시풍속)인 것이다. 해막샘에는 왕성한 생산력과 관련된 태아집물[양수(羊水]이 흐른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것도 인간의 수명장수와 관계 있는 칠월칠석날에 탯물로 목욕을 하였다. | 참고문헌 | 파도를 건너는 천년의 노래 (강남주, 빛남, 1992) [마을](/topic/마을)신앙의 사회사 (이필영, 웅진, 1994) 충남 서해 도서지방의 당제 연구-외연도를 중심으로 (이필영, 국사관논총 82, 국사편찬위원회, 1998) | 내용 | [마을](/topic/마을)신을 역정(逆情)나게 하는 큰 부정(不淨)은 ‘산 부정’과 ‘죽은 부정’이다. 산 부정은 아기의 출생, 죽은 부정은 초상이 난 것을 각각 일컫는다. 사람이 죽음을 맞는 시간은 때로 대충 예측할 수 있지만 초상날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동제의 일정을 미루는 일은 없다. 그러나 출산의 경우는 예정일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출산 가능한 시간에 동제 일정이 겹치면 자칫 잘못하면 출산에 의한 ‘피부정’을 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만삭(滿朔)의 임신부는 마을신의 영역이 아닌 마을 바깥으로 동제 기간에는 쫓겨 나가 있어야 한다. 이때 만삭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달이 찬 임신부도 함께 나간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일부의 섬 지방에서 간혹 볼 수 있던 [해막](/topic/해막)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 회의에서 당제 날짜가 잡히고 [제관](/topic/제관)이 선정되거나 제물을 구입하기 위하여 장배가 뜨면 곧바로 임신부들은 해막으로 피신하였다. 이는 누가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동제 전통에 의하여 스스로 기꺼이 피하는 것이다. 임신부가 해막으로 피신하지 않거나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마을에 재앙이 일어난다면 임신부는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의 빗발친 비난과 원망을 감당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원망에서 끝나지 않는다. 당제를 엄격히 치르는 일부 마을은 당제 기간에 산 부정이 발생하면 모든 당제 일정을 중지하고 제수 비용 일체를 산가(産家)에서 변상하도록 하였다. 마을 사람들조차 해막에 피신해 있는 임신부를 함부로 만날 수 없다. 부정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임신부에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해막이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지점에서 소리를 크게 질러 전달하였다. 결코 당제 기간에 어느 누구도 해막에 가서는 안 된다. 해막은 대개 마을과 반대 방향의 바닷가에 위치한다. 일부 마을은 공동묘지 부근이나 ‘혼(魂)불’이 날아가는 장소에 해막을 둔다. 마을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라면 해막은 비인간적인 영역에 속한 것이다. 어떤 마을은 해막을 아예 인근의 무인도에 두기도 하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인척 집으로 나가기도 한다. 해막에서 낳은 아이가 동제가 끝나고 마을로 귀환할 때에 일정한 의식을 치르는 마을도 있다. 이는 비인간적 영역에서 인간의 땅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치러지는 일종의 입사식(入社式)으로 보인다. 곧 마을로 돌아올 때에 갓난아이를 배에서 내리기 전에 산모가 먼저 하선(下船)하여 갯벌의 흙을 조금 떠서 아기의 이마에 칠해 준다. 갓난아이의 [첫나들이](/topic/첫나들이)에서 아기의 이마와 콧등에 숯검댕이를 바르는 풍습과 유사하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의 경우 음력 사월, 팔월, 십일월에 당제를 모시면서 이때마다 임신부를 마을 뒤편의 해안가에 있는 해막으로 피신시킨다. 해막은 방 한 칸, [부엌](/topic/부엌) 한 칸으로 되어 있다. 제일 며칠 전부터 남편을 비롯한 식구들이 임신부를 위한 식량과 땔감 등을 해막으로 옮긴다. 이때 ‘해막할매’라 하여 임신부를 여러모로 돌보아 줄 할머니 한 명도 따라간다. 해막할매는 아기를 많이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일종의 [산파](/topic/산파)(産婆)이다. 해막할매는 해막에 도착하여 곧바로 ‘해막신(解幕神)’에게 간단한 제물을 차려 놓고 [비손](/topic/비손)을 한다. 아무쪼록 동제 기간에 임신부들에게 아무 탈이 없게 하고, 몸을 풀게 되면 순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해막 주위에는 밤마다 도깨비가 몰려들어 돌을 던지는 등 짓궂게 굴어서, 무섭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어떤 때는 해막으로 쫓겨 온 임신부가 여러 명이나 되었고, 집이 아니어서 많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른 임신부들과 벗을 할 수 있어서 적적하지 않고 재미도 있었다. 간혹 해막에서 출산한 경우 이때 태어난 아이는 ‘해막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해막 아래에는 조그맣게 골이 파인 ‘해막고랑’이 있고, 다시 그 아래에는 언제라도 물이 마르지 않는 ‘해막샘’이 있다. 외연도 사람들은 음력 칠월칠석이 되면 ‘태아물’ 또는 ‘탯(胎)물’ 맞으러 간다고 하여 해막샘에 다녀간다. 해막샘의 물로 간단히 목욕하는 [세시풍속](/topic/세시풍속)인 것이다. 해막샘에는 왕성한 생산력과 관련된 태아집물[양수(羊水]이 흐른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것도 인간의 수명장수와 관계 있는 칠월칠석날에 탯물로 목욕을 하였다. | 참고문헌 | 파도를 건너는 천년의 노래 (강남주, 빛남, 1992) [마을](/topic/마을)신앙의 사회사 (이필영, 웅진, 1994) 충남 서해 도서지방의 당제 연구-외연도를 중심으로 (이필영, 국사관논총 82, 국사편찬위원회, 19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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